현장 취재

2023-02
차곡차곡 쌓아가는 딸기 재배 노하우
충남 당진 ‘당찬딸기'

  당진 ‘당찬딸기농장’은 청년농부 최임호(31) 대표가 귀농해 딸기 ‘설향’ 품종을 5년째 농사짓는 곳이다. 농장을 찾은 1월 초중순엔 1화방 끝물 딸기 수확이 한창이었고, 2화방 열매솎기도 시작한 시기였다. 최 대표는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역 내 아파트 단지 등에 해마다 전단을 붙이며 홍보하고 있다. 딸기 직거래 비율은 수확량의 절반인데, 앞으로 마케팅에 힘써 직거래 비율을 높여 더욱 고소득에 도전할 계획이다.

  토경부터 시작한 딸기, 이제는 고설로 전환
  ‘당찬딸기농장’ 최임호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뒤 1년 6개월 정도를 다른 농장으로 출근하면서 딸기 농사를 배웠다. 자립한 뒤엔 6개동 시설하우스 1,500평으로 전량 ‘설향’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경력이 부족했기에 대중적인 품종을 선택했는데, 앞으로 딸기 생리와 병충해 방제 등에서 경험을 쌓아 신품종도 도전할 계획이다.
  “대학 당시 딸기 농장에 실습을 나갔는데, 유망한 품목이라고 느껴서 선택했어요. 귀농 당시 보험 업계에 근무하시던 아버지께서 함께 오셔서 큰 힘이 되고 있죠. 지인 판매 같은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최 대표는 본인만의 길을 천천히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귀농 첫해엔 자금이 부족해 3개동 시설하우스에서 토경 방식으로 딸기를 재배했다. 토경은 허리를 굽혀 작업하느라 고된 노동이었고, 수확량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2년 차부턴 양액재배 관련 지원금을 받아 점차 고설 수경 방식으로 바꿨고, 규모도 해마다 1개동 정도씩 늘렸다.
  올해 작기는 예년보다 이른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마지막 수확은 5월 말쯤 이뤄질 예정이다. 1개동에서 3~4t 정도씩 수확하는데, 현재 수확량 절반은 경매장으로, 나머지 절반은 직거래하고 있다. 직거래 시엔 아버지 인맥을 이용해 절반가량을 수도권으로 내다 팔고, 절반은 최 대표가 SNS 홍보와 당진 지역 내 아파트단지 등에 홍보하면서 팔고 있다.
  “해마다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전단을 붙였어요. 고객정보가 쌓이면 인사 겸 문자를 돌리면서 단골을 확보했고요. 직거래는 신선한 딸기를 먹을 수 있어 고객들이 좋아하시죠(웃음).”
  가장 까다로운 작업은 병해충 방제다. 특히 응애류는 시설하우스 농사에서 골칫거리다. 최근에 최 대표 역시 응애류 방제에 힘을 쏟는데, 천적인 칠레이리응애는 가격이 비싸서 화학적 방제를 이용하고 있다. 그나마 경험이 쌓이면서 환경 관리 중요성을 깨닫고 적정 온·습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3중 시설하우스엔 겨울이면 동마다 온풍기를 이용해 관리하고 있다.

  신품종에 도전하며 온라인 등 직거래 비율 높일 계획
  딸기 농사에서 우량 모종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최 대표도 이를 잘 알지만, 아직 재배에서 만족할 수준이 아니기에 경험을 더 쌓아 도전할 예정이다. 우량 모종은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김안식 전문위원 소개로 홍성군 우수 농가에서 공급받고 있다.
  “육묘는 민감하면서 세심한 작업이 필요해서 자신이 없었는데, 다행스럽게 좋은 인연을 소개받아 감사하게 생각하죠. 앞으로 몇 해 뒤엔 직접 육묘에 나서보고 싶어요.”
  최 대표는 부지런한 농부이다. 겨울에 딸기농장인 이곳은 여름이면 빈 고설베드를 놀리지 않고 상추를 키운다. 소득을 높일 목적으로 시범 삼아 시작했는데, 괜찮은 결과를 얻어 올해도 도전할 계획이다. 4-H 활동에도 신경 쓰면서 지역 젊은 농부들과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이제는 더더욱 부지런해져야 할 이유도 생겼다. 올여름에 결혼 예정이라서 앞으로 늘어날 가족들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홀로 귀농했다면 마냥 답답했을 텐데 지역 4-H 활동하면서 여러 정보를 공유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이젠 가정도 꾸리게 되니 딸기 농사뿐만 아니라 귀농 생활에서도 최고의 동반자로 성장하고 싶죠(웃음).”
  앞으로 딸기 신품종 재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올해는 우선 ‘하이베리’와 ‘홍희’를 소량 심었다. 과피가 단단한 고당도 품종 ‘하이베리’는 2015년~2019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에서 수출전용으로 개발했다. ‘홍희’는 충남 홍성군이 개발한 딸기 신품종으로 딸기 시들음병과 역병에 강한 특징이 있다.
  “주력품종은 계속 ‘설향’으로 재배할 생각이에요. 단골을 ‘설향’으로 잡고, 저한테 맞는 신품종을 찾아서 판로 개척이나 프리미엄 딸기로 판매하고 싶거든요. 앞으로 3개동 정도 재배면적을 좀 더 늘려서 온라인 등으로 직거래 비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 목표죠.”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김안식 전문위원은 “제공하는 정보 습득에 적극적이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지녀 앞으로 좋은 농부로 성장하리라 기대한다.”라며, “마케팅에 더더욱 힘써 현재 절반 수준인 직거래 비율을 높인다면 고소득을 올릴 것으로 본다.”라고 조언했다.

2023-02
도전의 아이콘
충북 충주시 ‘트렌디파머’

  충북 충주시 ‘트렌디파머’ 최우신(38) 대표는 귀농 3년 차 새내기 농부다. 여름에는 옥수수를, 겨울에는 딸기를 수확해 고품질 신선함으로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연중 쉼 없이 일하는 성실함은 최근 ‘2022 한국브랜드 소비자평가 대상’에서 인정받았다. 참여 농장 중 고객 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농업부문 대상을 받았다. 올해부턴 직접 생산한 딸기를 가공해 ‘딸기 발사믹 식초’ 생산에도 나선다. 지난해 충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어윤종) ‘농산물 가공창업 제품 개발 경진대회’ 대상을 받았고, 올해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부지런한 농부가 키우는 여름 옥수수, 겨울 딸기
  ‘트렌디파머’는 서울 출신으로 IT(정보기술) 회사에서 근무하던 최우신 대표가 귀농 창업한 농장이다. 부모님이 노후를 즐기려 우선해 귀촌했고, 회사에서 연차도 남을 정도로 바쁘게 일하던 그가 휴양 차 내려온 것이 인연이 됐다. 여름철 옥수수 직판장을 무심코 지나던 중 활발한 영업 현장을 직접 보게 되었고, 그때 성공 가능성을 발견해 귀농에 도전하게 됐다.
  “맨땅에 헤딩하듯 농사를 시작했으니 초반에 어려움이 많았죠. 열심히 익히면서 적용하니까 옥수수는 괜찮게 자라는데, 이것 하나만으로 먹고살긴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귀농 2년 차에 여름철 옥수수와 더불어 겨울철 딸기 농사를 시작한 이유였죠.”
  이젠 여름엔 옥수수를, 겨울엔 딸기를 수확하면서 연중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 옥수수는 3년 차, 딸기는 2년 차를 맞았다.
  “옥수수는 3,000평, 딸기는 850평에서 재배하고 있어요. 옥수수는 ‘대학찰’ 품종을 노지에서 키워 온라인 등에서 100% 직거래하는데, 수확 시기가 지나면 쪄서 진공포장 했다가 연중 판매해요. 딸기는 ‘설향’ 품종을 시설하우스 고설 수경재배로 키워 대부분 도매로 거래하고 일부 직거래로 판매하죠. 지난해 매출은 9,000만 원 정도였어요.”
  최근 최 대표는 최고품질 딸기재배와 수확으로 정신이 없다. 지난해 1년 차 딸기 농사에서 열매가 작고, 병해충도 많아 3화방 수확에 그쳐 아쉬움이 컸던 터라 올해는 고품질로 5화방까지 수확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아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도매시장 출하를 고집하는 것도 딸기가 시장에서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다행히 도매시장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아요. 다만 지난해보다 시세가 절반 이하로 낮아져서 아쉬움이 있죠(웃음). 현재 딸기 직거래는 일부 단골 대상으로만 하는데, 제 실력에 완전한 확신이 생기면 그때 직거래 비율을 늘릴 생각이죠.”
  100% 직거래하는 옥수수는 최 대표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특히 소비자와 소통에 활발한데,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낮은 평가를 부여해도 정성껏 답글을 게재하면서 단골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은 ‘2022 한국브랜드 소비자평가 대상’에서도 인정받았다. 참여 농장 중 직거래, 온라인 등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은 평가를 받아 농업부문 대상을 받았다.

  식초 만들고 법인화 꿈꾸는 ‘도전’의 아이콘
  올해도 최 대표의 도전은 계속된다. 우선 옥수수 품종에 변화를 줘 기존 ‘대학찰’ 면적을 2/3로 줄이고, 1/3은 신품종 ‘태양찰’로 심을 계획이다. ‘태양찰’은 앞서 소면적 시험재배를 통해 과피 두께가 얇아 식감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해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딸기재배에선 면적을 늘릴 계획과 더불어 ‘금실’ 품종에 관심이 커졌다. 다만 섣부른 확장은 딸기 품질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자제할 생각이다.
  두 번째 도전은 홈페이지 개설과 딸기 직거래 비율 확대다. 이미 충주센터로부터 지원사업을 받았기에 ‘트렌디파머’만의 특징을 살린 홈페이지를 만들어 단골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홈페이지 개설 후 다음 작기엔 딸기 직거래 비율도 늘리려 한다. 기존 플라스틱 포장 용기 대신 종이상자를 적용해 환경을 지키고, 소비자 눈길도 사로잡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2차 가공업에도 도전하여 부가적인 수입 창출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주인공은 ‘딸기 발사믹 식초’다. 지난해 충주센터에서 주최한 ‘농산물 가공창업 제품 개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올해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딸기는 옥수수처럼 동결건조해서 연중 나가긴 어려운 품목이니까 활용할 방법을 계속 고민했죠. 마침 센터에서 식초 관련 교육을 받은 후라 시제품을 개발했는데, 아내가 맛있다는 거예요. 지난 연말에 센터 가공 경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경기 안양시 백화점 식초 전문상점에서 식품 관련 관계자를 초청해 개최한 시제품 품평회에서도 반응이 좋았어요. 자신감을 얻어 사업화를 결정했죠(웃음).”
  마지막 도전은 농업법인으로 전환이다. 이제는 옥수수, 딸기와 더불어 식초 가공업도 겸하게 되어 본격적인 사업화가 진행되므로 농업법인으로 변화를 줄 생각이다. 함께 일할 사람들도 모집할 예정으로 규모의 확장을 꿈꾸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1억8,000만 원이다.
  청년 창업농에 도전한 도시 청년은 귀농 3년 차에 본인만의 터전을 오롯이 구축했다. 터전을 더더욱 확장하겠다는 그는 어느덧 거침없는 ‘도전’의 아이콘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충주시 농촌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23-01
자연에서 느끼는 쉼의 미학
충남 천안 ‘장승배기체험농장'

  류의열(78), 김복술(68) 부부는 퇴직 후 충남 천안에서 ‘장승배기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류 대표는 미술교사로 시작해 교장으로 정년퇴임 후 고향인 농촌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농장은 체험농장 겸 농가민박으로 운영하는데, 밤나무밭인 뒷산이 3,000평, 농가민박 겸 쉼터가 1,000평, 텃밭이 1,000평 정도다. 너른 자연쉼터는 2022년에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3,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밤나무와 각종 농작물로 체험과 치유농업 실현
  2007년부터 시작한 농장은 류 대표 선친이 농장 뒷산에 심어둔 밤나무 3,000평이 계기가 되었다. 교사 재직 당시엔 밤 수확 시기에 매주 내려와 도매로 내다 팔았는데, 퇴직 후 농업체험 겸 수확물을 가져가게 해보자는 생각에 체험농업의 길을 열었다. 주로 봄과 가을에 체험객이 많은데, 2022년에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3,000여 명이 다녀갔다.
  “체험농업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게끔 밤나무에 더해서 밭작물도 시작했어요. 밤나무밭인 뒷산이 3,000평, 텃밭이 1,000평 정도 되거든요. 텃밭에 고구마, 감자 등 작물을 심었고, 요즘처럼 겨울엔 농장 수확물로 송편 등을 만드는 체험도 아내가 진행하죠. 밤이며 농작물은 거의 전량을 체험농업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이젠 수확 작업 걱정이 줄었어요.”
  부부는 앞으로 홍보 효과를 얻을 겸 수확물을 담아가는 포장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그간 비닐봉지에 수확물을 담아줬는데,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신경이 쓰였다. 앞으로는 농장 이름을 새긴 전용 포장재를 만들어 담긴 농작물이 더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농장 홍보도 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장에선 2020년부터 치유프로그램 운영에도 활발하다. 당시 천안시 최초로 치유농장으로 선정된 후 경증 치매환자 대상으로 자연을 온전히 느끼면서 건강한 일상이 되게끔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알밤 줍기와 고구마 캐기 ▲치유숲길 산책 ▲국악 놀이 ▲동물교감 활동 등 치유농업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체험농업과 치매환자 대상 프로그램은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있어요. 아이들은 주로 정서함양을 위한 일회성 활동으로 이뤄지고, 치매환자들은 회복과 일상 유지를 위해서 최소 4회 이상 농장을 방문하죠. 아이들은 농장에 소풍 온 기분으로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심는 활동, 농작물로 간식을 만들어 먹는 활동을 좋아해요. 치매환자들은 도심에서 못 느끼는 자연을 보고 느끼는 활동에서 만족감을 느끼더라고요.”

  품목 다양화와 품종 갱신, 산책길 조성 계획
  뒷산에 심긴 밤나무에서 수확하는 밤은 맛좋기로 유명하다. 수확 시기면 밤을 먹으러 체험을 오는 사람도 많다. 뒷산은 마사질 황토에 주변에 공해시설도 없어 청정 환경에서 밤이 자라고 있다.
  부부는 텃밭 농작물 관련해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두 사람 모두 뒤늦게 농업에 뛰어들어서 경험이 부족한 데다 체험농업이라는 특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구마밭은 위치선정이 문제로 떠올랐다. 밭 위치는 기존에 뒷산 밤나무 군락으로 가는 길목에 고구마를 심다가 체험농장을 시작하면서 접근성을 고려해 농가민박 앞 공터로 옮긴 점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터는 물 빠짐이 좋지 않아 고구마 맛이 살짝 아쉽게 됐다.
  “기존에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심다가 호박고구마가 땅속 깊이 파고 들어가는 문제가 생겨 체험할 때 아이들이 캐기 쉽도록 고구마순을 심을 때 비스듬히 눕히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앞으로는 맛과 식감도 잡아보고 싶어요. 계속해 고구마 품종을 바꿔보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양하는 고구마순도 신청해보는 등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죠.”
  부부는 앞으로 뒷산 밤나무 군락을 활용한 산책길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엔 달래와 머위를 주변에 심으면서 이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올해는 달래와 냉이 등 채소와 야생화 등을 심으면서 보고 즐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봄에는 야생화를 즐기면서 걷고, 여름과 가을엔 채소 등 친환경 농작물을 따먹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겐 도심에서 못 느낄 체험 거리가 되고, 치매 어르신들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릴 기획가 되었으면 하죠.”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윤세구 전문위원은 “배추, 무 등 재배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농작물로 품목을 다양하게 하면 농장 노동력은 줄이고, 체험객에겐 다양한 작물을 볼 기회가 된다,”라며, “시설하우스에서 겨울에도 재배할 수 있는 토마토 등 농작물을 심는다면 연중 체험 거리가 끊이지 않게 되리라 기대한다.”라고 조언했다.

2022-12
‘겨울 왕국’서 키우는 만감류!
충북 제천시 ‘양지농원’

  지난 2019년 11월 충북 제천시에서 만감류 재배에 성공해 수확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주인공은 ‘양지농원’ 박호영(64) 대표로 오랜 기간 딸기재배를 통해 얻은 경험을 녹여내었다. 올해는 수확 4년 차로 아들인 박수은(39) 씨도 농장일에 가세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일교차가 큰 제천에서 생산하는 만감류는 당도가 높고, 식감이 우수한 특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겨울 왕국’ 제천에서 아열대 과일로 농업에 승부수를 띄운 이들을 만나보자.

  제주보다 출하 빠른 만감류로 경쟁력 확보
  ‘양지농원’ 박수은 씨는 아버지 박호영 대표와 함께 만감류 재배에 나선 청년농업인이다. 본래 서울에서 방송 쪽에 일하던 수은 씨는 2021년 귀농했다. 귀농 전에도 가끔 농장일을 도왔던 터라 농사는 익숙한 분야였다.
  “회사 일을 하면서도 제 성격과 안 맞는 부분이 있었어요.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귀농을 권유하시더라고요. 아버지 건강도 안 좋으셨던 데다 마침 일손도 부족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돕자는 생각에 내려오게 된 거죠.”
  농원에선 만감류와 딸기를 재배하여 판매하고 있다. 특산물인 ‘얼음딸기’야 워낙 유명하지만, 만감류 재배는 제천에선 최초로 재배를 시도했다. 예부터 겨울 추위가 혹독하여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리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박호영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에 2018년 나무를 심었다. 과감하게 재배를 시작한 만감류는 올해로 5년 차로, 해마다 수확에 성공하면서 주위 관심도 늘어가고 있다. 만감류 재배는 충북뿐만 아니라 최근 강원도까지 북상해 기후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만감류란 감귤나무와 오렌지 품종을 교배한 것으로, 가을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감귤과 달리 겨울부터 수확하는 작물이다. 감귤류 1개의 무게는 약 70~90g, 만감류는 약 200~250g으로 차이가 있다. 농원에선 총면적 1,000평 정도 시설하우스에서 조생 귤을 비롯해 만감류 ‘황금향’, ‘레드향’, ‘천혜향’을 재배하고 있다.
  “수확 시기는 추석 즈음에 나오는 조생 귤부터 시작해 11월부터 ‘황금향’, ‘레드향‘을 출하하고, 12월 중순께면 ’천혜향‘이 나와요. 한 품목만 심으면 해거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여러 품목을 심었는데, 다행히 품목별로 수확 시기가 달라서 작업하기 좋죠.”
  농원에서 수확하는 만감류는 큰 일교차 덕분에 과일이 단단하면서 식감이 우수하고, 당도가 높다. 제주도보다 온도가 낮아 1~2달 정도 일찍 출하하여 로컬푸드 매장과 직거래로 판매하면서 단골을 늘리고 있다.

  스스로 경험 쌓아 만감류 재배 성공하고 바나나도 시험 재배
  농원에서 만감류 재배에서 손꼽은 애로사항은 재배 정보와 기술의 부족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본인들 스스로 정보를 찾는 동시에 오랜 기간 딸기재배를 통해 얻은 재배 경험을 만감류에 접목하면서 이를 극복했다.
  “초창기엔 유기질 퇴비를 언제 주느냐부터 시작해 깍지벌레 등 병해충까지 모든 게 아리송했죠. 특히 아버지가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이 근방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으니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셨죠. 최근엔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문제들을 거의 극복했어요.”
  농원에서 재배하는 만감류 나무는 2m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 겨울에 재배하다 보니 시설하우스에 수막과 열풍기, 보온커튼 등을 설치해 최저 2℃ 밑으로 내려가지 않게 한다. 가끔 영하로 내려갈 때도 나무들이 버티는 편이다.
  만감류 중에선 ‘레드향’이 40% 정도로 가장 많다. ‘한라봉’과 온주밀감 ‘서지향’을 교배한 품종으로 완전히 익으면 껍질이 붉게 물들어 ‘레드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천혜향’은 ‘청견’과 ‘앙콜’을 교배하고 다시 ‘마코트’라는 품종과 교배해 만들어냈다. 타원형 모양의 얇은 껍질이 특징인데, 향이 너무 좋아 향기가 천 리를 간다, 하늘이 내린 향기다 해서 ‘천혜향’으로 불리고 있다. ‘황금향’은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시켜 만든 품종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속껍질이 얇아 식감이 부드럽다. 5년 차에 접어든 만감류 나무는 갈수록 수확량이 늘고 있다. 올해는 나무당 30~40kg 이상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레드향’은 크기가 크고, 식감이 가장 아삭거리면서 당도도 매우 높아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아요. 저희 농원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죠. ‘천혜향’은 신맛이 적고, 당도가 매우 높으면서 향이 아주 좋아서 이것만 먹는 분들이 있어요. ‘황금향’은 당도는 ‘한라봉’보다 덜하고 까먹기 쉽지 않지만, 신맛이 적은 데다 특유의 향기가 있어서 단골이 있죠.”
  농원에선 바나나도 시험 재배 중이다. 만감류 성공에서 자신감을 얻어 바나나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는 만감류, 바나나 등 아열대 과수 체험농장을 꾸릴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겨울 추위가 혹독한 제천에서 이색체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2-12
홀로 귀농해 딸기 키우는 당찬 20대!
논산시 '따울농장'

  ‘딸기의 고장’ 논산에는 도전정신으로 가득한 당찬 20대 농부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따울농장’ 김지운(24) 대표는 올해 4월 ‘2022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 부문 대상을 받으며 이목을 집중케 했다. 연고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던 논산에 2021년 귀농하여 오로지 딸기 농사에만 매달려 인정받은 가치였다. 도전정신 하나로 블루오션을 개척한 청년은 비대중적인 ‘죽향’ 품종 등을 선택해 비대면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는 등 계속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고도 없이 내려와 차별화 품종으로 승부수
  ‘따울농장’ 김지운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청년농업인으로 2020년 청년창업농 사업에 선정되어 2021년 3월에 논산으로 귀농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10년간 땅을 임대해 시설하우스 2개동, 700평에서 딸기를 키우고 있다. 논산에 아무 연고도, 아는 사람도 없던 김 대표는 오로지 딸기를 키우겠다는 생각 하나로 귀농지를 택하는 도전정신을 보였다.
  “어려서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앞으로 블루오션을 농업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께서도 농업과 전혀 관련이 없으셔서 걱정하셨는데, 제가 밀어붙여 2017년에 농대를 가게 됐죠.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가능했던 선택 같아요(웃음).”
  선택은 쉬웠지만, 과정은 어려웠다. 김 대표는 논산농업대학 딸기학과를 다니며, 인근 딸기연구소와 농업기술센터를 오가며 모르는 것을 물었다. 특히 경험 많은 딸기 재배 농가인 ‘다나딸기농장(대표 이종천)’에서 현장실습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첫해부터 관행농과 차별화를 둔 점은 인상적이다. 품종 선택에선 대중적인 ‘설향’ 품종 대신 ‘금실’과 ‘죽향’을 택했다. 비대면 온라인 판매로 승부를 볼 생각에 유통 시 상대적으로 단단하면서 시중에서 맛보기 힘든 품종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금실’은 경도가 높고 산도가 낮은 품종이며, ‘죽향’은 당도, 산도, 경도가 우수하여 홍콩, 싱가포르에도 수출하고 있다. 두 품종 모두 ‘설향’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재배가 어려우면서 수량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엔 ‘죽향’만 재배했는데 수확량 80%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나름 성공했죠. 다만 ‘죽향’은 반촉성이라서 2월부터 4월까지만 수확이었기에 앞선 시기에도 딸기를 수확·판매하려고 ‘금실’ 품종도 재배하게 됐어요. ‘금실’은 11월 말부터 4월까지 수확할 예정이고요.”
  김 대표는 첫 수확이었던 지난해부터 과감하게 공선장 출하를 포기했다. 수확한 딸기는 비대면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와 만나는데,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중점적으로 판매하면서 ‘위메프’ 등 몇 군데 위탁업체를 통해서도 판매하고 있다.

  면적 넓혀 새 품종 도입해 소비자 선택 폭 넓힐 계획
  ‘따울농장’ 딸기는 고설베드에서 양액재배로 키우고 있다. ‘금실’과 ‘죽향’으로 차별화한 품종 선택은 경쟁력임과 동시에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금실’과 ‘죽향’은 ‘설향’보다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재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특히 흰가루병에 취약하다.
  온라인 판매 역시 장단점이 있다. 소비자와 직거래로 공선출하보다 가격이 높고, 단골 확보에도 유리하지만, 노동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현재 친언니가 내려와 온라인 판매 부분을 돕고 있어요. 마케팅은 언니 담당인데, 브랜드 ‘따울’ 이름과 패키지디자인도 직접 했어요. ‘따울’은 딸기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이에요.”
  김 대표는 첫해부터 직접 육묘에도 나섰다. 딸기 농사 성패는 육묘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므로 스스로 해보는 중이다. 다만 현재 육묘장 환경이 습해에 취약한 것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내년부턴 따로 육묘장을 옮길 계획이다.
  내년부턴 재배면적도 넓힐 예정이다. 1개 동을 추가해 ‘비타베리’ 품종을 재배하려 한다. ‘비타베리’는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가 개발해 논산시에서 최근 보급에 힘쓰는 신품종이다. 높은 당도, 진한 향과 더불어 특히 비타민C 함량 비율(100g당 77.1mg)이 높다.
  “다양한 품종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우리 농장 차별화와 홍보에 더더욱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다행히도 멘토인 ‘다나딸기농장’에서도 ‘비타베리’를 재배하고 계셔서 재배상에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지난 작기엔 딸기 5,000상자 3.5t 정도를 수확했는데, 이번 작기는 수확량을 늘리기보다 작기 후반까지 품질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수확 시기 초반 가격을 후반에도 유지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볼 요량이다.
  컨설팅을 통해 여러모로 농가를 돕는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홍성표 전문위원은 “젊은 패기로 지속 가능한 농업에 인생을 투자한 청년농업인을 응원한다.”라며. “주변 도움을 받아 지역농업을 이끄는 농업인으로 성장하게끔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2022-11
영농 5년 차에 ‘구기자왕’ 선정!
청양군 ‘농부의 꿈'

  지자체에서 품질을 인정한 농산물은 가치가 오르기 마련이다. 충남 청양군 ‘농부의 꿈’ 이철섭(70)·이순녀(68) 부부는 ‘2022 청양군 구기자왕’ 장려상을 받아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품질 구기자는 지난해보다 수량증대와 수확 후 건조 시 빼어난 빛깔을 만드는 정밀관리기술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으로는 수확 및 수확 후 관리 등에서 노동력을 절감하면서 고품질 인증을 바탕으로 직거래 채널을 확대하여 더 많은 소비자에게 고품질 청양 구기자를 알릴 계획이다.

  고품질 구기자 다수확으로 ‘구기자왕’ 영예
  ‘농부의 꿈’ 이철섭(70)·이순녀(68) 부부는 농사지은 지 불과 5년인 새내기 농부다. 건설현장과 식당 주방에서 일하던 부부는 노후대책을 겸해 농업에 뛰어들었다. 품목 선택은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로 정했고, 현재 구기자는 1,100평으로 비가림 4동 800평과 노지 300평에서 농사짓고 있다.
  “늦은 나이에 농업에 뛰어들었으니 열심히 해왔어요. 거의 하우스에서 살았죠. 청양군농업기술센터를 자주 다니면서 구기자 관련 강의 등은 빼놓지 않고 들었고,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방상만 단장님이 농장에 오시면 평소에 궁금한 것들을 매번 묻곤 했죠.”
  구기자는 기상재해와 병해충 내병성을 고려하여 재배방식별로 품종을 안배하였다. 비가림재배 800평에선 재래종을, 노지 300평에선 ‘화강’, ‘청명’, ‘청홍’을 재배하고 있다. 구기자는 여름과 가을에 2번 수확하는데, 구기자농협 조합원이라서 수확한 구기자는 거의 전량을 계통출하하고 있다.
  구기자 재배 5년 차인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려 100% 이상 수량이 늘었다. 덕분에 농부로서 최고 영예 중 하나인 ‘구기자왕’ 장려상에 뽑히는 기쁨을 맛보았다. 청양군에선 해마다 ‘구기자왕’을 선정해 특산물인 구기자의 품질 향상과 가치상승에 이바지하고 있다. ‘구기자왕’ 선정은 현지실사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고품질과 다수확이라는 기준을 채워야 한다. 비가림시설 330㎡ 이상 또는 노지재배 660㎡ 이상 규모여야 하고, 수확량에선 1000㎡ 기준에서 200kg 이상이며, 상등품 출현율은 70%를 넘겨야 한다.
  “짧은 영농 경력에도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품질 좋은 구기자를 대량으로 수확할 수 있었어요. ‘구기자왕’ 선정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자 큰 기쁨이죠.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해요(웃음).”

  컨설팅 적극 수용과 실천 및 정밀관리로 앞으로 더욱 기대
  고품질 구기자를 많은 양 수확하려면 가을 수확 후 묵은 가지를 잘라내 태우는 일부터 시작이다. 봄에는 부직포를 걷어내고 퇴비를 준 뒤 물을 흠뻑 주고 열흘이나 보름 후에 로타리를 친다. 5월 초에는 1차 가지치기, 5월 말에는 2차 가지치기, 6월 20일 후엔 3차 가지치기를 실행하고 있다. 여름 수확은 8월 말, 가을 수확은 10월 중순부터 시작하고 있다.
  부부는 구기자 생산 시 품질과 수량을 잡기 위해 항상 지켜오는 원칙들이 있다. 우선 품질 향상 요인은 ▲재배면적 전체에 GAP 인증을 통해 우수농산물 관리 실천 ▲PLS 관련 구기자 적용약제 및 수확기 친환경 약제 사용 ▲적기 수확과 수확 후 정밀관리기술 실천 등이다. 수량을 늘리기 위해선 ▲구기자연구회 참여 및 민간전문가 현장컨설팅 등 신기술정보 조기수용과 실천 ▲구기자 잎, 가지 등 잔재물 이용 액비 자가제조 활용 ▲영농단계별 적기 정밀작업 및 올바른 비배관리 ▲재배유형별 적정 품종 적지 재배와 예방 위주 병해충 정밀방제 등을 지키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컨설팅을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을 구기자 재배에 적용해 큰 도움을 얻고 있어요. 수확한 구기자를 열풍건조기에 말릴 땐 초기 45℃, 중기 50℃, 후기 57℃로 단계별 변온 관리를 통해 선명하게 고운 붉은빛 구기자를 만들죠.”
  앞으로는 품종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구기자 품질을 더더욱 높이면서 수량 제고를 위해서 현재 ‘청명’, ‘청홍’ 대신 ‘화강’과 재래종만 재배하려 한다. 특히 ‘화강’은 탄저병에 강하면서 특유의 붉은빛이 강하게 드러나기에 품종 전환 시 더더욱 고품질과 다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여름 수확기에 막대 털기도 자제할 계획이다. 여름 수확기에 막대로 구기자를 털면 가을 재배 시 꽃이 달리지 않는 등 피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량이 적은 여름보다는 다수확 가능한 가을 수확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여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컨설팅을 통해 여러모로 농가를 돕는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방상만 단장은 “수확 및 수확 후 관리 등 주요작업에서 노동력을 절감할 기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며, “‘구기자왕’ 선정을 축하하며, 이를 홍보하여 직거래 채널을 확대해 농가소득증가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2-11
절임 배추와 양념까지 꾸러미 제공!
괴산군 ‘시골절임배추'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김장철이 시작되었다. 충북 괴산군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에선 지하 150m 암반수로 기른 속이 꽉 찬 배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수확한 배추는 천일염으로 절인 뒤 청정암반수로 3번 씻어내 소비자에게 향한다.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 덕분에 배추 자체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 브랜드를 ‘자연한포기’로 했다. 김갑수(75) 대표이사는 괴산의 맛과 건강을 더더욱 많은 소비자에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배추 직거래에 갈아놓은 양념도 꾸러미로 판매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김갑수, 이하 ‘괴산시골절임배추’)은 450여 명 회원으로 이뤄진 괴산군을 대표하는 생배추 및 절임 배추 생산법인이다. 작목반 형성은 1996년에 이뤄졌고, 법인 등록은 10여 년 전에 이뤄졌다.
  “괴산군 농민을 위하는 길은 조직화라고 생각해 법인 등록부터 일해왔어요. 2010년에 대표직을 그만두었다가 법인이 어려워지는 걸 목격하고 2018년 다시금 대표이사를 맡은 뒤 전문경영인을 두어 법인 정상화를 이루고, 이젠 발전에 노력하고 있죠. 회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괴산 배추 ‘자연한포기’ 브랜드가치 상승과 농가소득증대에 힘을 모으고 있어요.”
  괴산에선 가을에 수확할 배추씨를 7월 말~8월 초에 뿌리고, 본 포장 이식은 8월 20일 이후에 진행하고, 결구가 되어 10월 말이면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하기까지 3달 정도가 걸려서 괴산에선 ‘90일 배추’라고 부른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건 고객과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한 직거래다. 중간상인 없이 양측이 직접 농산물을 거래함으로써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를 형성하자는 논리다. 믿음으로 맺어진 단골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어느덧 올해 법인 매출을 400억 원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김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양념채소류도 재배하여 꾸러미로 판매하면서 조합원들 소득을 늘리고 있다. 절임 배추 인기 덕분에 10월 이후 농한기에도 이곳 농민들은 소득을 얻는다.
  “배추는 대부분 김장하려고 사거든요. 그러면 무, 생강, 마늘 등 양념채소류가 필요하죠. 저흰 고품질 배추 판매 시 얻은 신뢰를 통해 김장용 채소류를 갈아놓은 양념도 꾸러미로 판매하면서 농가소득을 높여요. 고객은 절임 배추에 갈아놓은 양념만 무치면 되니까 편하죠.”
  농사에서 어려운 점은 이곳 역시 인건비를 꼽았다. 지난해 연매출 350억가량에서도 50억 이상이 외국인노동자 인건비로 쓰였다. 김 대표는 최근엔 ‘코로나19’로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막상 구해도 비싼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부담스럽다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품종 재배해 알맞게 절여 소비자 입맛 정조준
  김갑수 대표는 개인적으로 배추를 비롯해 고추, 찰옥수수 농사를 짓는다. 배추 농사만 7,000평 정도다. 배추 품종과 영양제 등 선택은 아주 중요한데, 김 대표는 시험재배를 거쳐 안정성과 품질을 확인 후 ‘괴산시골절임배추’ 회원들에 추천하고 있다. 10월 중순 밭에는 막바지 영양제 공급이 이뤄진 직후였다. 김 대표는 수확 직전까지 배추가 튼튼하게 커달라는 염원을 담았다.
  “과거엔 크기는 작은데 맛좋은 ‘불암3호’를 재배했고, 요즘엔 과가 크면서 속이 꽉 차고 맛도 좋은 ‘불암플러스’로 변경한 지 20년 됐어요. 최근엔 괴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육종한 ‘괴산1호’를 시험재배하는 중인데, 잎과 통이 크면서 높은 단맛이 특징이죠. 다만 이형주가 10% 정도 나오는 단점이 있어서 좀 더 시험재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추는 충분한 소똥을 퇴비로 하여 지하 150m 청정암반수로 길러 수확한 후 천일염으로 절인 뒤 다시 암반수로 3번 씻어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괴산은 일교차가 커 배추 자체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며, 브랜드는 ‘자연한포기’다. 씨앗을 심어 90일 후면 배추 수확이 가능하다. 절임 배추는 심어서 90~120일 정도 사이의 것이 가장 좋다. 이때가 지나면 추대가 너무 심해지고, 배추 안쪽 노란 색상이 하얘져서 팔 수가 없다. 배추를 절일 땐 HACCP 인증 시설에서 1년 이상 간수를 뺀 국내산 천일염만을 사용하여 쓴맛을 없애고, 김치로 만들면 무르지 않으면서 아삭한 맛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다.
  “배추는 저열량, 고칼슘, 고식이섬유 식품이에요. 천일염으로 절임 배추를 만들 땐 식감을 어떻게 만드는 지가 중요해요. 아삭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양념이 잘 배도록 절여야 김치가 맛있죠. 소비자 취향에 최대한 맞춰 고소하고 맛난 절임 배추를 만들고 있어요.”
  ‘괴산시골절임배추’는 언제나 고객을 우선으로 하며, 최고품질의 배추를 생산하여 건강함을 밥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올해 역시 괴산 배추의 명성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지길 기대한다.

2022-11
엄마 손맛 집밥용 먹거리!
화성시 '다옴협동조합'

  ‘다옴협동조합’(대표 채남희)은 2018년에 5명의 조합원이 모여 지역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곳이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각종 장류를 비롯해 누룽지, 장아찌, 식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채남희 대표는 화성시에서 평생학습 관련 강의를 하던 강사로, 당시 마늘고추장을 만드는 교육에서 사람들 흥미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뜻 맞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엔 화성시농업기술센터와 협약을 맺고 육수용 티백 등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하면서 소비자에 맛과 건강에 편리함까지 제공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엄마 손맛 담은 건강한 집밥용 먹거리
  ‘다옴협동조합’은 손맛으로 유명한 엄마, 아빠들이 모여 직접 재배하거나 화성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건강하고 맛있는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항상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쉽고, 맛있게 집밥을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채남희 대표는 평생학습 관련 강사 출신으로 엄마의 손맛을 담은 믿음을 준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우리 전통 발효음식에 애정이 많았어요. 관련한 강의 등 활동을 하다 보니 저 같은 분들을 만나게 됐고, 우리 농산물로 건강하고 맛있고 편리한 음식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배달음식에 익숙한데, 엄마 손맛 듬뿍 담은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집밥용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옴협동조합에서 만드는 제품은 20여 가지로 쉽고, 간편하고, 맛있고, 건강한 특징이 있다. 고추장은 마늘고추장과 함초고추장이 있다. 마늘고추장은 조합에서 처음 출시한 제품으로 국내산 고춧가루와 마늘, 직접 담근 액젓, 매실액 등을 사용한 만능 양념장으로 인기가 많다. 맛된장은 화성산 순 우리 콩과 직접 만든 액젓, 천일염으로 만드는 저염식이다. 방식이 독특한데, 메주를 담고 간장을 뺀 뒤 담그는 전통 제조방식 대신 간장을 빼지 않고 콩을 직접 발효시켜 맛을 낸다. 누룽지는 ‘수향미(골드퀸3호)’ 품종 100%로 만들었다. 구수하고 바삭한 맛이 일품으로 첨가물이 전혀 없어 깔끔함도 잡았다.
  “고추장이나 된장에는 궁평항에서 잡은 멸치로 만든 액젓이 들어가요. 그래서 특유의 감칠맛이 뛰어나서 저희 제품만 먹는 분들이 꽤 있어요. 엄마 손맛이 들어갔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단골이 늘어나고 있죠.”

  화성센터와 손잡고 특허기술 이전받아 매출 상승세
  조합에선 지역과 상생에도 적극적이다. 대부분 제품은 화성시 로컬푸드센터에 입점해 팔고 있다. 입점 조건에는 제품 생산 시 화성산 농산물 50%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도 있어 자연스레 로컬푸드 농산물을 원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고춧가루 등은 화성 관내 농가에서 생산한 것을 사와서 쓴다.
  “‘수향미’ 등을 포함해 대부분 재료를 로컬푸드 농산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원재료 단가가 싸진 않은 점과 품질과 수량이 일정하지 않은 점은 제품 생산 시 애로사항이죠. 그래도 손맛과 정성을 더하면서 먹거리를 생산하려고 노력해요.”
  최근에는 화성시농업기술센터와도 손을 잡았다. 양측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생산에 관한 ‘표준화 가공기술 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센터에서 개발한 기술 3건을 조합에 이전했다. 이전 기술은 ▲육수용 티백 ▲맛간장류 ▲김치양념이다. 특히 ‘농산물가공부산물을 이용한 육수용 티백제조기술’은 센터에서 특허등록에도 성공했다. 대형 식품회사들이 주를 이루는 식품 관련 특허시장에서 지자체가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
  “육수용 티백은 맛간장과 육수간장 등을 만들고 남은 채소 찌꺼기, 일명 착즙 박을 재활용하는 방식이에요. 특히 맛간장에 푹 달여져 향과 맛이 깊게 우러난 채소 착즙 박을 활용해 간편하면서도 진한 육수를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죠. 맛간장류는 채소 무침, 찌개, 국 등에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만능 간장이라서 단맛과 짠맛의 궁합이 잘 어우러졌어요. 김치양념은 김치 만들 때 고춧가루와 액젓만 함께 넣으면 맛있는 양념이 되는 편리한 방식이고요.”
  조합은 센터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고, 자체개발한 기술까지 더해 제품들을 출시해 연간 7,400만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억 원이다. 앞으로는 온라인 매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2023년에는 경기도 내 생협 입점도 목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을 비슷하게 맞추는 걸 1차 목표로 잡았어요. 아무래도 온라인 비중이 커지면 자연스레 홍보 효과도 늘어날 테니까요. 앞으로 엄마 손맛 담은 저희 제품이 더더욱 널리 알려져서 건강하고 맛있는 집밥을 드시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해요(웃음).”

2022-10
육지와 바다의 건강을 소비자에게!
당진시 '황태된장'

  충남 당진시 ‘당진 황태된장’(대표 김민지, 49)은 최상품 국산 콩과 황태가 어우러져 건강한 감칠맛을 내는 명품 된장이다. 김 대표는 할머니께 비법을 익히고 배운 뒤 전통방식을 계승하여 맛도 좋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된장뿐만 아니라 간장, 고추장, 청국장, 조청 등을 담가 판매하는데, 재래식 토속음식을 현대인 입맛에 맞춰 더욱더 맛있고 건강하게 만들면서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최상급 재료들로 빚어낸 황태된장의 특별함
  ‘당진 황태된장’을 들어서면 마당을 가득 채운 200여 항아리들을 볼 수 있다. 김민지 대표는 2007년부터 수작업 전통방식으로 집에서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조청 등을 만들었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어 판매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께서 직접 담근 된장을 먹고 자라서 그 특별한 맛을 잊을 수 없었어요. 할머니께선 6.25 전쟁 당시 배앓이로 죽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직접 담근 된장을 먹고 자란 아버지 형제들은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고 늘 말씀하셔서 그 소중한 가치를 알고 있었죠. 잘 만든 된장은 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늘 하다가 결혼 후에 더더욱 많은 사람에게 건강함을 주고자 장류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웃음).”
  이곳의 된장이 특별한 이유는 재료 덕분이다. 김 대표는 된장국 등을 만들 때 된장 이외에 조미료를 넣거나 명태로 육수를 따로 낸다는 점에 주목해 아예 된장 자체에서 감칠맛을 낼 수 있도록 황태를 배합했다. 된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소금은 7~8년 이상 된 것들을 사용해 깊은 맛을 지키고 있다.
  “황태된장은 최상급 황태를 여러 번 찌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비린내를 잡아요. 메주 역시 직접 재배한 최상급 콩과 더불어 모자란 양은 지역에서 구매해 선별해서 가마솥에 삶고 볏짚에 매달아 말리면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치죠.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어요. 자연방식으로 된장을 만들면 공장에서 만든 상품보다 유산균이 더욱더 활성화되는 장점이 있죠.”

  수작업 고수하면서 맛과 품질 유지에 최선
  고추장, 간장, 청국장, 조청도 이곳의 히트상품이다. 고추장에도 황태가 들어가는데, 황태 살을 발라 먹기 좋도록 찢어 넣어서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청국장은 특유의 냄새를 줄인 방식으로 만들었다. 청국장 내 유산균이 콩을 갉아 먹으면서 냄새가 심해지는데, 김 대표는 유산균에 콩 삶은 물을 먹이로 공급했다. 이로써 청국장이 마를 일이 없어 부드러우면서 냄새까지 없어 인기를 얻고 있다. 조청은 쌀과 엿기름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고추장 종류는 여러 가지에요. 일반 고추장은 매운맛과 덜 매운맛으로 나뉘고, 고구마와 아로니아 등 들어간 재료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죠. 최대한 다양한 소비자 입맛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생산제품 물량은 많지 않다. 콩으로 따지면 연간 1,500kg가량만 작업할 수 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된장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정성을 다해 맛있는 장맛을 유지하고픈 생각에 현재처럼 수작업을 유지할 계획이다. 더불어 완성 후 2년 이상 된 것들만 팔면서 고객에 일정한 맛을 공급하고 있다.
  “저희가 따로 홍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이 무섭더라고요. 저희 제품이 예전에 할머니 또는 엄마가 해준 맛이 난다는 소문이 나면서 감사하게도 인기가 좋아졌어요. 지난해 추석에는 한국전력에서 된장 1개, 고추장 1개 해서 선물세트 200개 주문이 들어온 적도 있거든요. 최대한 준비를 한다고 해도 혼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거라서 주문물량이 너무 많을 땐 목표치에 못 맞출 때가 더러 있어서 죄송하죠. 그래도 맛과 품질을 유지하려면 지금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김 대표는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황태된장을 청와대에 납품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황태된장이 그만큼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전통의 가치를 지켜내면서 전통 장류 대중화를 이끄는 김 대표의 바람이 언젠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22-10
우리 과일로 만든 한국적 와인의 미학!
충주시 (주)미라실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 자리한 농업회사법인 ‘㈜미라실’은 충주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풍광 속에 자리한 블루베리와 포도 등을 재배하는 농가다. 최근에는 우리 전통 과일에 관심을 두면서 다래, 산딸기 등도 재배하고 있다. 서장원(72) 대표 부부는 은퇴 후 고향인 충주에서 농사지은 과일들로 와인을 생산하며, 와이너리를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체험도 진행하는 농촌융·복합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전통 항아리 옹기에서 숙성한 최고품질 와인은 올해 4월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한국와인 부문 대상을 받을 만큼 인정받고 있다.

  수확, 와인 양조, 체험·교육 아우르며 특색있는 와인 생산에 주력
  ‘㈜미라실’ 서장원 대표는 국제무역학을 전공하고 서울 특급호텔 등에 주방기기를 납품하던 일을 32년간 하다가 2011년 은퇴 후 아내와 함께 농부로 인생 제2막을 열었다. 서 대표는 여주농업전문대에 입학해 주경야독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 과일 재배와 가공을 공부했다. 특히 한국적인 와인 양조를 독학으로 익혔고, 2017년 고향인 충주에서 농업회사법인과 와이너리를 설립하게 됐다. 주 작목은 블루베리와 포도이며, 최근에는 우리 전통 과일에 관심을 두면서 다래, 산딸기 등의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다. 총재배면적은 1,700평이다.
  “열두 능선과 골짜기에 모여 흐르는 강줄기가 고운 아낙네의 비단 치마 열두 폭을 펼친 듯 아름답다는 의미인 ‘미라곡’이라는 이곳 지명이 후에는 ‘미라실’로 불리게 됐어요. 천혜의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죠. 올망졸망한 언덕이 많고, 배수가 좋은 석회암지대라서 블루베리와 포도 재배에 적합하리라 판단했죠.”
  ㈜미라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한 농촌융·복합사업체로서 블루베리와 포도 수확 등의 1차 산업부터 와인 양조의 2차 산업, 체험과 교육의 3차 산업에 이르는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농가형 와이너리다. 모든 와인을 합하면 연간 매출액이 4~5억 원가량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서 대표는 여주농대를 다니던 시절에 이미 와인 양조에 관한 뜻을 굳혔다. 특히 블루베리를 와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뜻을 세우고, 재배를 배우고 익히면서 양조기술을 독학했다. 블루베리 재배에선 본인만의 영농 방법을 정립하여 나무당 최대 9kg을 수확할 만큼 빛나는 결과를 얻고 있다. 초창기엔 생과로 주로 팔았지만, 최근엔 수확한 전부를 와인으로 양조하고 있다.
  “포도 와인과 비교하면 블루베리 와인 양조는 꽤나 까다로워요. 발효 기간에선 일차 발효가 포도는 보름이라면 블루베리는 45일까지도 걸려요. 와인 양도 적게 나오고, 블루베리 육질이 밑바닥에 가라앉으면서 이걸 전부 걸러내야 하죠.”

  전통 과일 등 재배해 옹기에서 숙성한 와인으로 국내외 인정받아
  서 대표가 ㈜미라실을 운영하면서 내세운 원칙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다. 우선 양조용 농산물은 생과 판매용과 달리 수확 시기를 최대한 늦춰 농익게 만들어 당도를 최고치로 높인다. 와인용 농산물 선택도 중요하다.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해온 유럽 등지 와인과 경쟁하려면 똑같은 포도 와인을 만들 순 없었다. 이곳에선 포도뿐만 아니라 블루베리, 사과를 생산하며, 최근엔 우리 전통 과일인 다래, 산딸기 등의 재배면적도 늘리면서 와인을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더불어 와인 숙성도 기존에 많이 쓰는 오크통이 아닌 전통 항아리 옹기에서 색다른 발효 기술로 세월을 입힌다. 이로써 독특한 맛과 향의 한국적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전통 과일을 먹는 분들이 많지 않으니까 이걸 홍보하면서 쓰임새도 많게 하려고 와인을 만들게 됐어요. 의외로 반응이 괜찮아서 앞으로도 우리 과일에 애정을 두려고 해요. 와인을 숙성시키는 옹기 역시 우리 것이니까 사용하게 됐죠. 옹기는 발효 불순물을 밖으로 내보내지만, 외부의 것은 아무것도 들여보내지 않으면서 오묘한 와인 맛을 만들 수 있죠.”
  차별화로 완성한 각종 와인은 국내외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각종 행사의 만찬주로도 사랑받고 있다. 2019년 홍콩에서 개최된 ‘홍콩국제주류&와인페어’엔 처음 양조한 ‘블루베리 와인’, ‘센추리 골드 화이트 와인’을 출품하여 조기 완판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4월에 열린 ‘2022 대한민국 주류 대상’에선 ‘블루베리 와인’이 한국와인 부문 대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직접 농사지은 블루베리를 특유의 발효기법으로 가공하여 부드러움과 화사한 들꽃 향기와 배꽃 아로마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는 충주지역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한 애플 와인과 애플 아이스 와인의 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에요. 우리 과일로 만든 와인, 충주만의 특색이 있는 와인을 만들고 싶거든요. 그래서 유럽의 명문 와이너리처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미라실’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2-09
최고 품질 고구마 생산에 박차
여주 고구마바이러스무병묘센터

  고구마는 덩이뿌리를 형성하는 괴근군에 속하는 식물로, 번식력이 매우 왕성하여 순이나 줄기의 마디를 잘라 심어도 잘 자란다. 다만 이러한 영양번식은 한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다음 세대로 병이 이어지므로 농촌진흥청에서는 조직배양으로 생산된 무병묘를 심어 얻어진 고구마를 씨고구마로 사용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안치중)는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센터’를 운영하면서 우수한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를 관내 농가에 공급하여 지역특화 작목인 여주 고구마의 품질 향상과 농가소득증대에 노력하고 있다. 김영신 작물환경팀장과 박지윤 주무관을 만나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센터’ 운영목적과 무병묘 생산과정, 현황 등을 알아보았다.

  경기도 최초 무병묘 사업 통해 여주 고구마 명품화에 노력
  고구마는 열매나 씨앗이 아닌 모종을 심어 키운다. 특히 국내에선 일본 등에서 들여온 외래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은데, 기존엔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모종을 키워 재배하는 곳이 대다수였다. 고구마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확량이 감소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영양번식으로 같은 묘를 연속하여 재배하면 바이러스에 의한 수량감소와 상품성 하락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는 곧 농가소득 감소의 원인이 되므로 안정적인 고구마 모종 공급은 필수가 됐습니다. 최근 무병묘 보급이 많이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고구마 조직배양묘는 포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검정을 거친 바이러스 무병묘를 말한다. 바이러스 밀도를 최소화하여 안전성을 갖춘 상태다. 무병묘를 재배하면 병해충 피해가 적고 품질이 균일하다. 농촌진흥청은 무병묘 보급 확대를 통해 2025년까지 국산 품종 점유율을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주시농업기술센터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센터’는 경기도 최초로 2016년 12월에 준공했습니다. 총 1,260㎡의 시설면적에 무균 클린벤치 등 계대배양 시설을 갖춘 조직배양실 660㎡, 증식하우스 500㎡, 저온저장고 100㎡ 등이 있습니다. 주요장비로는 작업 중 세균이나 곰팡이 등 미생물 혼입을 방지하는 무균 클린벤치를 비롯해 실체현미경, 항온항습기 등 최신시설을 갖추었고,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생산을 통한 여주 고구마 품질 향상과 농가소득증대에 힘 쏟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래품종이 점유한 고구마 재배면적을 국내에서 개발한 우수 품종으로 대체해 국내 품종의 점유율 증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품종 무병묘 보급하면서 농업인 자가증식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생산과정은 ▲초대배양 ▲계대배양 ▲순화 ▲증식 ▲농업인 공급 순서로 이뤄진다. 초대배양을 통해 고구마순에서 적출한 생장점을 바이러스 검정하여 병이 없는 것들을 골라낸다. 이후 생장점을 배양하여 숫자를 늘린 뒤 배양묘를 무균상태의 유리병에 담아 영양분을 함유한 배지에서 기르는 과정을 거친다. 잘 순화된 묘는 상토가 깔린 비닐하우스로 옮겨 심는다. 순화묘를 하우스로 이식한 뒤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무병묘를 증식하고, 농업인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주요 공급 품종으로 ‘소담미’는 일본 품종 ‘베니하루까’를 대체할 수 있는 맛과 상품성이 우수한 꿀고구마이며, ‘진율미’는 달고 부드러운 밤고구마이고, ‘호감미’는 당도가 높으면서 병에 강한 호박고구마입니다.”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효과로는 ▲일반 묘와 비교해 감염률이 4%로 낮음 ▲모양과 껍질 색이 선명해 높은 상품성 ▲수확량이 10~40%까지 증수하는 장점이 있다. 바이러스 무병묘에 농가 선호도가 늘어나는 이유다.
  신청대상과 방법은 시군별로 약간 다를 수 있다. 여주센터는 관내 고구마 재배 농업인 누구라도 신청할 수 있다. 가격은 무병묘 품질에 따라 100~400원까지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무병묘의 종류는 배양묘, 증식묘, 순화묘, 절단묘 상태로 공급하고 있다.
  2017년 첫해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14만 주 공급을 시작하였고, 올해는 30만 주 이상의 무병묘를 공급할 계획이다. 넘쳐나는 수요와 비교하면 시설면적과 인력이 제한적인 탓에 공급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이땐 육묘하우스를 운영하는 농업인이 증식 과정에 참여하게 하여 농가 보급물량을 최대화하고 있다. 여주센터는 육묘하우스 자동개폐기 설치 등 지원사업을 통하여 농가 스스로 무병묘를 생산할 기반을 만들게끔 이바지하고 있다.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는 일반 관행 묘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병묘라도 오래 사용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3년마다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지원체계 등을 확보하고 국내육성품종의 안정적인 무병묘 생산·공급을 통한 여주 고구마 명품화를 통하여 여주 농산물 위상을 더더욱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2-09
변화와 도전의 사과 재배 선진농업
충남 예산군 '내포농원'

  충남 예산군 ‘내포농원’ 임춘근(62) 대표는 끝없는 변화와 도전의 상징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에서 충남도의회 의원을 지내다 이젠 농부가 되었다. 변화와 도전엔 늘 숙명 같은 의지가 따랐다. 이젠 사과 재배에서 선진농업을 실현하겠다는 꿈과 의지가 있다. 고밀식에 더해 관행농에 익숙한 1축 재배 외에 다축재배를 실천하면서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작업 방법을 단순화하고, 수확량은 늘려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농원을 둘러보았다.

  수형 변화로 작업 방식 단순화하면서 선호도 높은 품종 재식
  ‘내포농원’ 임춘근 대표는 9년 차 사과 재배 농부다. 노동운동을 하던 교사생활과 친환경 무상급식을 정책화하던 충남도의회 의원 생활을 거쳐 농촌에 정착하게 됐다. 변화와 도전에 앞장선 그는 여전히 배움에 충실한 편이다.
  “초창기엔 사과 농사를 배우려고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사과대학교, 사과 마이스터대학 등을 다녔고, 얼마 전엔 공주대학교 원예학과에도 편입했어요. 배우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경북의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에도 수시로 가는 편이죠.”
  약 1만 평 농원에선 여러 수형을 시도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초창기엔 나무 사이를 좁게 하면서 높이 키우는 키 큰 방추형을 주로 시도했고, 최근엔 다축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사과 다축재배는 나무 아랫부분에서 가지를 2개 또는 그 이상 옆으로 뽑아 위로 올려 마치 한 뿌리에서 여러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만들어요. 작업 방법을 단순화하고, 작업 효율성은 높일 수 있어 기대를 모으는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수형이죠.”
  사과 품종은 착색이 빠르면서 시장 선호도가 높은 것들을 심었다. 뉴질랜드산 ‘NB’, 황금사과로도 불리는 노란색의 ‘시나노골드’, 후지 계열 ‘미야비’, 국내 신품종 ‘홍로’와 ‘썸머프린스’ 등이다. 비율로는 ‘NB’가 가장 많으며, 최근엔 상인들이 ‘미야비’를 많이 찾고 있다.
  “‘NB’ 사과는 전량 계약 납품하는데, 본래 수출할 예정이다가 일이 틀어지면서 국내에서 전량 판매하고 있어요. 계약 농민들이 출하하면 거점 선별장에서 세척과 소포장해서 백화점 등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죠. 수출용과 달리 내수용이 되면서 착색, 크기, 당도 등을 많이 신경 써야 해서 농부로선 아쉬움이 크죠. 나무 수명이 다 되면 점차 다른 품종으로 바꿀 생각이에요.”

  고밀식과 다축재배로 경쟁력 키워 수입 사과 증가에 대비
  임 대표 재배방식은 관행과 다른 특징이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나무 사이를 좁게 하면서 높이 키우는 고밀식 키 큰 방추형과 한 뿌리에서 여러 축으로 나눠 키우는 다축재배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영구주지를 굵게 만드는 관행과 달리 이곳에선 손가락 굵기 정도면 제거하고 다시 가지를 받는 교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축재배에서 축 사이는 40cm 정도다. 이땐 사과를 2~3년 만에도 수확할 수 있고, 주간 가까운 곳에 많이 달리고, 여러 축으로 영양분이 분산되어 세력을 잡기 편하고, 통풍과 광합성 및 착색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수확량은 관행보다 2배 이상이다.
  “고밀식과 다축재배 실천은 앞으로 사과 수입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 방식이에요. 수입이 늘면 자연히 가격은 낮아지는데, 이땐 수확량을 늘려야만 경쟁이 되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사과를 더 쉽게 재배하면서 빠르게 많은 열매를 수확한다고 보시면 되죠.”
  토양관리에선 예산이 마사토가 일정 부분 섞인 점질토라서 질소 축적을 막으면서 배수가 잘되도록 신경 쓰고 있다. 땅이 영양분과 물을 머금는 성질이 강해서 임 대표는 비료나 관수는 조금 줄이되, 땅속에 유공관을 2개씩 묻어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물 빠짐이 좋게 만들었다.
  “평균적으로 ‘NB’ 사과 수확은 대개 10월 15일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올해는 비가 많이 와 착색이 늦어질 수 있겠네요. 이러면 판매가 문제죠. 전 우리 사과시장도 유럽처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유럽 시장을 가보면 사과가 거의 200g 내외로 작죠. 더구나 품종, 착색,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게 아니라 그냥 무게당 얼마라고 팔아요. 그러면 농사짓기 훨씬 좋고, 가격이 싸도 대량으로 나가니까 인건비와 생산비가 절감되거든요.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 한국 과수 업계가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임 대표의 사과 재배 선진농업 실현을 돕고 있는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이승주 전문위원은 “앞으로 사과 재배는 기존 1축 재배에서 전정 등 기계화 작업이 가능한 평면 수형인 다축재배 수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라며, “임 대표처럼 변화와 도전을 실천하는 농부가 많아질수록 과수산업 경쟁력도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2-08
다도(茶道) 향한 애정!
충남 공주시 ‘신소다원’

  충남 공주시 ‘신소다원’ 최창환(38) 대표는 일본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차나무를 심었다. 다도(茶道)를 향한 큰 애정으로 국내 차 문화를 발전시키려는 목적이었다. 11년 차 농부가 된 현재는 1,500평 친환경 차밭을 운영하면서 생잎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중화를 위한 노력으로 본인만의 방식으로 발효차를 생산하고,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와도 연계하여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차 문화 발전 위해 걷게 된 농부의 길… 친환경 1,500평 재배
  충남 공주시 ‘신소다원’ 최창환 대표는 일본에서 유학하고 현지 호텔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차나무를 친환경 재배하고 있다. 2012년에 나무를 심어 11년 차가 됐고, 점차 재배면적을 늘려 현재 산 1,000평, 밭 300평, 시설하우스 200평이 됐다. 시설하우스에선 허브류와 오크라도 일부 심었다.
  “원래 2004년부터 다도(茶道)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일본 유학할 당시 현지 차 문화가 아주 발전해 있는 데 자극을 받았죠. 한국에서도 차 문화를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접 재배에 뛰어들게 됐어요. 초창기엔 냉해로 나무가 90% 이상 죽기도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제야 재배가 순항하는 것 같아요(웃음).”
  찻잎 수확까지는 나무를 심어 대개 5년 정도가 걸리는데, 수확한 생잎은 덖음 작업을 거친다. 덖음은 찻잎을 냄비나 솥에 넣어 강한 열로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것이다. 찻잎을 덖은 후엔 실온 그늘에서 보관하고 있다. 모두 수작업이라 정성과 시간은 필수다.
  “덖을 때 솥 온도가 낮으면 찻잎에서 풋내가 나서 골고루 익히는 게 중요해요. 현재는 사업자 문제로 지인들에 제공하는 수준인데, 그간 생산물을 계속 모아서 시간을 입혀 세월의 맛을 쌓고 있어요. 앞으로 아내가 운영하게 될 카페에서 녹차와 가공상품을 판매할 예정이죠.”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찻잎을 활용한 연구로 이어진다. 일반인들도 마시기 편한 발효차에 집중하는데, 찻잎을 로스팅하여 마시는 방식도 고심하고 있다. 발효차는 생잎을 따서 그늘에서 위조하면서 벌레들이 밖으로 나오게끔 하고, 이것을 실온에서 발효시켜서 말린 뒤 보관하는 방식이다. 녹차와 달리 맛내기 할 때만 잠깐 덖는 과정을 거친다. 발효차는 자연발효로 진행하면서 갈색을 띠게 되는데,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면 된다.

  자연 그대로 키우는 방식 선호… 소득 창출에 적극 나설 계획
  차나무는 경남 하동산 토종 차나무를 가져다 심었다. 산과 밭,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는데, 향과 맛은 산에서 재배한 것이 가장 낫다. 녹차는 태양 30%, 그늘 70% 있을 때가 가장 조화로운 맛이 나는데, 그늘진 산이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최 대표는 현재 1,000평인 산의 차밭을 5,000평까지 늘릴 생각이다.
  “산과 밭에서 재배하는 녹차는 일반적인 녹차나 발효차로 만드는 용도에요. 시설하우스 것은 차광재배를 통해 가루녹차를 만들 계획이고요.”
  생잎을 따는 시기는 따뜻해진 뒤 새순이 올라온 후 5월 초부터 가능하다. 하동이나 보성 쪽은 4월 중순부터 시작하는데, 공주지역은 좀 더 추워서 조금 늦다. 장마 때는 많은 비로 수분 함량이 너무 높아져 차를 만들면 맹한 맛이 있으므로 장마 전까지만 수확하고 있다.
  차나무는 거의 자연상태 그대로 두는 편이다. 2월쯤 가지치기를 하는데, 이후 순이나 꽃을 솎는 작업은 하진 않는다. 비료 역시 따로 공급하진 않고, 커피 찌꺼기를 발효시켜 넣고 있다. 차나무는 물을 많이 먹는데, 뿌리가 곧게 내려가는 특징이 있어 활착만 잘 되면 깊이 뿌리 내려 스스로 물을 찾는 편이라 따로 관수시설도 두진 않았다.
  친환경 재배에 산과 밭은 노지다 보니 병충해 방제는 늘 신경 쓰고 있다. 최근엔 선녀벌레가 골칫거리인데, 생잎을 한 번 수확하고 나면 선녀벌레가 알을 낳아둔 부분이 하얗게 도드라진다. 친환경 재배라서 약제를 못 쓰다 보니 피해가 생긴 데만 잘라 버리고 있다.
  생잎 수확량은 최근에 하루 20kg~30kg 수준인데, 덖어서 건조하면 무게가 1/10 정도로 줄어든다. 앞으로 연간 기대 수확량을 200t 정도로 목표하는데, 아내가 운영하게 될 카페에서 녹차와 가공상품을 판매하고, 개인 홈페이지 개설과 친환경 청년농부 법인에서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최 대표의 사업화와 소득 창출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유문조 전문위원은 “간편한 포장이나 찬물로도 마실 수 있는 액상 녹차 개발 등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할 방법을 고민하고, 아내가 운영할 카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상품 판매와 진열 등 홍보를 통해 녹차에 접근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